어느 가을 쯤 지나온 것들

느지막한 햇살이 창가를 비추는 늦은 오후
어느 교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 곳 창가에 누군가가 서있다.
행여라도 도망칠세라 다가선 나는
"미안해"하며 그의 등을 품에 안는다.

누구라도 올까봐 쑥쓰러운 파닥거림을
놓치고 싶지 않아 꼬옥 가슴에 묻으면서도
내 팔이 마치 감옥만 같을까 싶어
더는 힘주지 못하는 소심함.

오후의 햇살에는 냄새가 있다.
그런 햇살아래 그의 살내음이 향수처럼 피어오른다.
이건 꿈이야- 그래도
차마 깨어나기 싫은 마음으로 머리칼에 얼굴을 묻는다.


내게 이런 꿈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지금도 세상에는 단 한 명 뿐이겠지만,
머뭇머뭇 베개를 품에 안은 채 잠에서 깨어
다시 꿈으로- 후다닥 감은 눈가에는
신기하게도 웃음이 걸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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