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님의 덧글에 대한 새 글

이 덧글에 이어서 쓰는 논의이다. 당사자가 가진 추가의견이 있다면 이곳에 이어주길 바란다.

우선 공존님과의 대화에서 쟁점으로 좁혀진 부분을 단순화해보자면 크게 자격, 대안, 상품 VS 도박 이 세가지다.

1. 자격 

자격의 주된 언급은 공존님과의 이야기에서 불거진 부분이 아니라, 원글에 해당하는 릭블러드님의 글에서
윤리강사의 '자격부재'를 이유로 들어 그 발언을 못하게끔 막아야 한다- 라는 주장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된 논의이다.

이에 대한 마땅한 대답을 거듭된 요청/요구에도 글쓴이가 거부했기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비난으로 간주하며,
공존님은 이에 대한 마땅한 찬성의사가 보이지 않으므로 이후의 논의에서 자격론에 관한 부분은 뺀다.


2. 대안

자격을 문제삼지는 않았지만, 공존님 또한 해당 강사의 발언이 내용의 적합여부를 떠나 상황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파악하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그에 대한 대안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글에 묻혀있는 내용을 파악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개인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강의'중의 연설이 아니라 다른 형식을 통해서 제시되었어야 한다" - 로 읽어지는데,
명시적인 대안제시가 없기에 읽는 이의 이해력을 발휘해 유추한 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바란다.


3. 상품 VS 도박

이 부분은 서로의 입장차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니 조금 자세하게 적어야겠다.
그렇기에 이에 대해서 논의해야할 부분은 참 많고, 그 논의의 범위가 확장될 여지도 있다.

우선 나는 교육학 전공자가 아닌 일개 공돌이이며, 공존님은 교육학 전공자라하는데,
이에 따라 서로의 교육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사용하는 용어등이 다를 수 있다.
이에 부탁하건대, 이후로 진행될 논의는 가능한 한 쉬운 단어로 주장을 전개해달라.

우선 해당 발언에 대해,
'팔고 있는 상품의 한가지일 따름' VS '하고픈 말을 위한 도박' 으로 서로의 인식이 갈린다.
우선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인 전자에 대해서 최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면,

" 교육 이론에 따르면 가르치려는 내용(상품)과 강사 개인이 하고픈 말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허나 당사자는 이에 대한 구분을 거의 하지 않았고, 따라서 그 발언은 상품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 부분을 이렇게 전개하면 논리의 비약이 있는데 보충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

이렇게 귀결된다. 이 부분에서 또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해당 발언 부분을 '상품'이라 칭함으로 인해 "해당 발언을 통해 강사들 중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자신의 이익증대를 노린다." 라는 판단명제까지 덩달아 '상품성'이라는 개념속에 포함되어 인식되는 부분이 그것이다. 내가 도박이라 주장하는 부분의 요체는 바로 이러한 '자신의 이익증대를 추구하고자 하는 상품성 발언'이라는 부분을 부정하고자 함이다.

나의 논지를 보강하기 위한 논거를 부연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교육시장'의 '소비자'입장에서는 '목표'를 위해 재화를 지불하는데, 해당 강사의 발언부분은 그러한 목표달성과는 전혀 무관한, 그래서 목표의 달성에 저해되는 행위를 강사 스스로 함으로써 자신의 상품의 경제성을 추락시키는 동시에 이미 자신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수능사교육시장의 대상은 예비고3, 즉 고2~고3까지의 학생이 주력이며 그 소비자의 경제력은 전적으로 그들의 부모로부터 나오는 바, "저 강사가 수업 중에 입바른 소리한 그 강사다"라는 소문의 확산은 당연히 해당강사의 강의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 = 상품성에 크게 누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해당 강사의 발언은 자신의 상품성을 담보로 건 도박이라고 평가한다.

공존님이 뜻한 상품성이 이러한 상품성과 의미가 같다면 이에 대해서 서로 좀더 심화된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겠으나,
만약 이와는 다른 의미에서의 상품이었다면, 그 정확한 개념을 정의함으로써 오해가능성을 없애는데 협력해주길 바란다.


4. 원론적인 부분 -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교육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나름 이나라 초중고등 교육과정을 모두 거친 스스로의 체험을 바탕으로 가르침의 대상을 정의하자면 지식과 교훈 이 두 가지 큰 범주로 나눌 수 있겠다. 이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인수분해를 먼저 가르쳐야 하는 것은 지식을 가르침에 있어 그 효율을 위해 체계를 구성한 예가 되겠고, 일제치하의 독립운동사와 변절자/친일파의 행각을 가르치는 것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 - 교훈에 대한 가르침이라 보면 될테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영상은 '지식'을 가르치던 중간에, 강사가 생각하는 '교훈'을 가르치는 부분만을 편집한 것이다.

공존님이 평가하는 이러한 행위의 부당함은 크게 두가지 맥락으로 읽히는데, 그는 다음과 같다.

ㄱ. 배우는 사람의 주체적인 판단을 배제한 주입식 교육의 일종이다.
ㄴ. 정작 스스로는 그러한 교훈을 가르침에 있어 자아비판이 전무하다.

ㄴ. 에 대해서는 딱히 이견을 내기가 힘들다. 허나, 그것은 마땅한 반론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당되는 시간동안의 영상속에서 자아비판의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해서, 그러한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는 녹화영상이 강사 스스로에 대한 자아비판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라 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저 말을 하면서 속으로 스스로를 꾸짖었을지, 나중에 집에 돌아가 술을 마시면서 한숨을 쉴지, 자기 일기장 가득 스스로를 욕하고 있을지, 해당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지 않은가? 이러한 보이지 않는 뇌까림은 자아비판이 되지 않나? 아니 아예 처음부터 이야기해서, '자아비판을 하고 있다'라는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저 10여분의 동영상 속에 스스로에 대해 질책하는 부분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만 가능하단 말인가?

ㄱ.은 더욱 논의의 여지가 많다. 지금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영상은 유치원 강의가 아니다. 무려 수능강의다. 이 걸 넘으면 법적/사회적으로 성인의 인정을 얻는, 그러한 세대가 저 강의를 듣고 있는 수험생이다. 민주주의사회 최후의 권리인 참정권을 부여받는 법적/사회적 성인과 저 강의의 수강생들(이미 성인일 재수생은 빼자) 사이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정신적 성숙도가 차이가 나는가?

해당 영상의 제목이 비관적이라는 것에서 공존님은 그것이 주입식 교육의 효과라고 단언하는데, 과연 그러한 비관적 판단과 감정이 수용인격의 주체적인 판단을 완전히 배제한 수동적인 반응이라고 단정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해당 영상을 저작권법(...이거 걸고 넘어지는 사람은 이상하게 없더라만)을 침해하면서 제목을 붙여 인터넷에 유포시킨 익명의 고삐리는 이러한 일련의 행동을 진행함에 있어 어떠한 주체적인 판단도 불가능했다는 얘기인가. 우리는 종종 지나온 것을 쉽게 잊는데, 떠올려보라. 나를 둘러싼 세상과 내게 가르쳐진 '옳음'사이의 부조리에 대해 처음으로 반항해본 게 내 나이 몇살 때였는지. 세상이 빨라지고 정보의 습득이 쉬워지면서 청소년기 자의식의 성장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는데, 해당 영상을 유포한 고삐리는 그들 중에서 사춘기도 지나지 않은 유별난 지진아였을까?

공존님이 교육학전공자시라니까 염려되어 전하는 말이다마는, 가르치는 입장의 학문에 몰입한 나머지 그 대상의 주체적 판단능력을 지나치게 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한 번 되돌아보라. 어느새 발랑까진 애새끼들이 어른처럼 연애질하는 세상이다.


E.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지식인이 가져야 할 마지막 자세는 자신의 말로부터 도망치지 않는 것. 그 하나면 충분하다고 본다. (물론 그 지식에 대한 전문적인 자격은 별개의 문제다) 자신의 말이 자신을 얽을 때 말을 바꾸는, 그런 치졸한 짓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지식인의 책무의 큰 부분은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해당 강사를 비판하는 의견이 어디선가 나타났고, 그에 동조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한 비판은 전적으로 해당 강사의 몫이다. 자신의 행동과 삶으로 자신의 신념을 증거할테니.

그렇게 해당 윤리강사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그 윤리강사가 현재 한국의 세태를 비판하는 것이 보장되듯이 마찬가지로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의사표현의 자유가 비판을 넘어서 근거없는 비난으로 치닫는 것은 자신이 누리는 권리를 모욕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공존님의 의견에 대한 글이 이전 글에 비해 더욱 길어진 이유는 비난이 아닌 비판에 대한 논의이기 때문이다.

p.s) 시간이 급해서 퇴고는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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