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沈潛)

동어반복이 아님에도 같은 종성으로 맺는 말이 흔하지 않기에 좋다.
끝맺음처럼, 발성 후 입을 다물어 버리게 하는 'ㅁ'발음은
닫힌 입술 뒤에 남는 메아리의 여백이 더욱 좋다.


눈 감아 이미지를 떠올려 보라 하면-


시신경 하나만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끊어진 채로
둥실, 하늘을 채우던 망막을 바닷물이 해일처럼 덮치어 오고
두둥실, 가을의 낙엽 마냥 저항과 중력 사이에서 춤추며 아래로. 아래로.

빛으로부터 갈짓자(之)로 멀어지는 여행은
점점 그 푸르름이 짙어가는 그라데이션을 지나
해저의 먼지 위에서 풀썩 포말을 일으키며 끝난다.


죽음은 그렇게 가라앉아 추(醜)히 떠오르지 않기를.

by Hellkite | 2004/07/03 10:24 | 추억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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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4/07/03 10:42
뭔가 시 같습니다.
Commented by Machine at 2004/07/05 13:44
왠지 맞는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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