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손님. 불쾌한 손님. 지나온 것들

얼마전, Hellkite의 집에 두사람이 놀러 왔습니다.
한명은 학교 친구, 한명은 서울에 사는 동생. 이 두명에 대한 얘기를 간단히 풀어놓고자 합니다.


학교 친구는 부산 락페스티벌을 보러 부산에 왔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만나서 친구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다음날 저녁밥은 얻어먹기로 했지요. 집으로 와서 간단히 샤워한 다음 잠들고. 일요일, 어머님이 챙겨주시는 만두로 요기로 하고서 집을 나선 것이 다섯시쯤? 락페스티벌에 도착하니까 저녁 여덟시 반. 저녁도 못먹고 열광해서 보다가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서 집으로. 지하철은 부산진역에서 끊기고 거기서부터는 택시를 타고서 집으로. 얻어먹을 저녁밥값은 택시비로 날아갔습니다. 우흑.

칫솔 살 만한 편의점이 없냐길래 선뜻 새 칫솔 하나 내어주고, 수건만 빌려쓰고선 샴푸, 비누, 로션 모두 자기 것으로 샤워를 마친 친구. 월요일, 늦잠에 비비적대다가 예약한 기차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국수를 삶아놓으신 어머니 앞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Hellkite더러, 오히려 맘 편하게 '먹고 가자'더니 후룩후룩. ....덩달아 후룩후룩. 빠듯하던 기차시간에 맞춰 부산역에 도착.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은 웃음이 났는데.


서울 동생은 그 다음 주에 찾아왔습니다. 다음카페 동호회건으로 부산에서 정모를 하자구요. 저번주 친구때문에 돈을 많이 썼고, 정작 정모날에는 선약이 있다고 곤란한 점이 많다고 얘기했습니다.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Hellkite네에서 재워줄 수 없냐고 하길래, 그건 많이 곤란하니까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금-토정도는 허락받아놓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만난 수요일. 정모예정장소인 보드카페를 들러보고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는데, 다 먹고 난 다음에 밥값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헛헛. 사장님이 동생의 밥은 대신 사주었지만, 사장님께 고개를 못들겠더군요.

그렇게 다시 돌아온 보드카페. 게임을 끝내고 돌아가려는데 게임비가 모자랐습니다. 돈 좀 빌려줄수 있느냐고 물으니까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더군요. 허허. 그렇게 여차저차 게임을 끝내고 집으로 가려는데, 녀석은 갈데가 없다는 겁니다. 수요일날 어쩔 계획으로 온거냐고 물으니까, 보드카페에서 밤을 샐 예정이었는데 가게를 12시에 닫았거든요. 그래서 어쩔거냐고 하니까 Hellkite네에서 하루 잘 수 있겠냡니다. 분명히, 금-토만 약속이 된걸로 아는데? 허허허. 밤 열두시가 넘어서 전화로 어머니를 깨우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재웠습니다. 칫솔 달라기에 새 칫솔 꺼내주고, 로션 없냐기에 안쓴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샤워하고 잠들어, 다음날 아침 지하철태워 보냈습니다.

정모 전날인 금요일, 보드카페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보드카페의 밤샘날이기도 해서 함께 놀까 싶어서요. 그날따라 다른분들의 참여가 저조했고, 작은 사장님과 함께 네명이서 놀았습니다. 그렇게 밝은 토요일 아침. 선약때문에 들어가서 잠을 자야하는데 이녀석은 더 놀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 그럼 혼자 더 놀아라고 했더니 같이 놀잽니다. 그때는 새벽 6시. 선약은 그날 오후 2시즈음이라 지금 들어가도 잠을 제대로 잘똥말똥하건마는. 계산하고 나오려는데 밤샘게임비가 또 없댑니다. 허허. 마음 같아서는 팽개쳐버리고 오고 싶었지만, 어찌되었건 토요일 재워준다고 약속은 했던지라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오는 내도록 단 한마디도 안 했지만요.


유쾌한 손님, 불쾌한 손님. 그 사이의 간극을 따로이 설명할 자신은 없군요. 그저 위의 얘기만 늘어놓을 뿐.

분명한 건 친구놈은 언제고 환영이지만, 서울 동생녀석을 다시 집에 초대하고픈 생각이라고는 쥐뿔만치도 없다는 겁니다.

덧글

  • 시대유감 2004/08/24 18:04 # 답글

    요는 '손님의 예의' 라는 거겠지요.
  • Hellkite 2004/08/25 12:37 # 답글

    예. 예의. 그 단어만으로 포함하지 못하는 무엇이 남아있기는 한 느낌입니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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